카카오 이사회가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의 2대 주주인 TPG 보유 지분만을 대상으로 추진되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구상에 반대 표를 던졌다. 모회사로 들어오는 자금이 없는 상태에서 중복 상장으로 인한 주가 할인과 미국 증권법 관련 리스크만 떠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3일 카카오가 제출한 공시 답변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그간 TPG 측 인사가 다수를 차지한 주주가치제고위원회를 중심으로 재무적 투자자(FI)의 자금 회수 방안을 논의해 왔다.

◇ TPG 지분 기반 美 ADR 추진… 카카오 “실익 없이 리스크만 부담”
해당 논의의 일환으로 TPG가 보유한 지분만을 기초 자산으로 활용해 미국 ADR 상장을 추진하기로 하고, 지난 7월 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등록신청서(Form F-1)를 비공개로 접수한 바 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1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상장 추진 보도와 관련해 해명 공시를 요청했고, 카카오는 이사회 논의를 거쳐 해당 상장안에 반대한다는 최종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 이사회는 이번 상장안이 특정 재무적 투자자의 구주 매출 및 자금 회수에만 집중되어 있어, 카카오 법인과 일반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경제적 이득이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모회사와 자회사 간 투자 수요 분산으로 인한 쪼개기 상장(중복 상장) 논란이 불거질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카카오의 기업가치 할인(NAV 할인)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주주 간 이해상충 우려와 함께 미국 증권법상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책임을 모회사가 부두담해야 한다는 점도 반대 이유로 제시됐다.
◇ FI 자금 회수 자체는 존중… 구조 개편 시 재논의 가능성 열어둬
다만 카카오는 재무적 투자자의 회수(Exit) 필요성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상장 방식이나 구조가 변경되어 카카오와 주주들에게 정당한 편익이 돌아오거나, 금융당국의 지침 등에 따라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 마련된다면 재논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발표에는 이미 미국 SEC에 제출된 등록신청서의 철회 여부나 TPG 측의 대안책 등은 명시되지 않았다. 카카오는 향후 구체적인 사안이 확정되는 시점 혹은 늦어도 2027년 3월 19일 이전에 관련 내용을 재공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