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 장기 집회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비교해 DX 부문의 성과보상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추가적인 보상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임금협상이 이미 마무리된 이후 구체적인 요구안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시기를 놓고 논란도 일고 있다.
18일부터 장기 집회…1인 시위도 병행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은 오는 18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이재용 회장 자택 인근에서 발대식을 열 계획이다.
이후 집회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동시에 집회가 어려운 날에는 1인 시위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종료 시점 역시 별도로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단기간의 행사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행동의 핵심 쟁점은 삼성전자 내 DX와 DS 부문 사이에서 발생한 보상 수준의 차이다. 동행노조는 지난 5월 마무리된 임금협상 과정에서 DX 직원들의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요구안에는 자사주 1000주 지급도 포함
동행노조가 제시하고 있는 보상 방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DX 부문 직원들에게 1인당 삼성전자 자사주 1000주를 지급하라는 요구다.
이와 함께 전사 실적을 일정 부분 재원으로 활용하는 공통 보상제도를 마련하고, 기본급 인상률 역시 특정 사업부가 아닌 전 직원에게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노조는 이를 통해 사업부별 성과 차이로 발생하는 보상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사주 1000주 지급 요구를 둘러싸고 현실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DX 부문의 실적 상황 등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의 추가 보상안을 회사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금교섭 끝난 뒤 요구안 등장…’뒷북’ 논란
논란의 또 다른 부분은 요구가 제기된 시점이다.
동행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이상 삼성전자 공동교섭단에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DX 부문에 대한 별도 보상이나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 등을 공식 안건으로 제시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에는 DX 부문이 교섭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동교섭단에서 빠졌다.
문제는 이후 본격적으로 DX 부문에 대한 추가 보상 요구를 내놓았다는 점이다. 이미 임금협상이 마무리된 뒤 새로운 요구를 제시한 만큼 일각에서는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1인당 자사주 1000주라는 요구가 임금협약이 최종적으로 정리된 이후 등장했다는 점도 논쟁거리다.
DS와 DX 보상 격차가 핵심 쟁점
삼성전자는 크게 반도체 중심의 DS 부문과 스마트폰·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으로 나뉜다.
사업 성과에 따라 성과급 수준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지만, 동행노조는 같은 회사에 소속된 직원 사이에서 보상 차이가 지나치게 커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사적인 성과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보상 체계를 만들고 기본급 인상 역시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회사의 사업별 실적과 수익성 차이를 고려할 경우 동일한 수준의 추가 보상을 일괄적으로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장기 집회로 이어질지 주목
동행노조는 집회 신고가 가능한 날에는 집회를 진행하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1인 시위 방식으로 목소리를 이어갈 계획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임금 인상 문제를 넘어 삼성전자 내부 사업부 간 성과보상 체계를 둘러싼 갈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노조 측은 DX 직원들의 상대적인 보상 수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회사와의 임금협상이 이미 종료된 이후 추가 요구가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적절한 시점과 요구 규모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8일 예정된 발대식을 시작으로 동행노조의 장기 집회가 실제 어떤 규모로 이어질지, 그리고 삼성전자가 추가 보상 요구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